늦은 저녁 퇴근길
저녁을 먹지 않아 배가 고프다.
하지만 배고픔보다도 더 허전한건
마음을 조여오는 외로움이 불쑥 고개를 내밀기 때문이다.
밤에 파티라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의 즐거운 표정들을 보며
아무 약속이나 잡아 놓을걸 그랬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외로움은 이렇게 불쑥 불쑥 나타나
사람을 참 곤란하게 만든다.
이런 때가 닥치면 아무리 돈이 많고 권력과 명예가 있는 사람이라도
초라한 기분에 마치
길거리에서 동전을 구걸하는 노숙자마냥
전화기 너머 타인의 관심을 바라게 될것이다.
외로움이란 참 고약하다.
그 속성상 스스로 노력으로는 구제할 수가 없다.
혹자는 자신이 가진 우정과 사랑을 자랑하나
그것은 하나도 자만할 것이 못된다.
사랑을 받는 것은 온전히 상대방의 성숙한 인격과 관용에서 나오는 것일뿐
누구도 노력으로 합당한 사랑을 얻어낼 수가 없다.
신이 사람의 마음속에 외로움을 심어 놓음으로
얼마나 멀쩡하고 번듯하기 짝이 없는 이들이
그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가?
그 고통속에 인간은 얼마나 많은 문학과 예술을 남겼는가?
또한 극단의 경우에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 할 줄 모르는 사람을 사랑하고
인격이 부족한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의 샘이 얕은 사람을 사랑한다면
당신이 아무리 훌륭한 사람일지라도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지라도
결핍감의 웅덩이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외로움이란 그렇게 거지 같은 것이다.
쥐약처럼, 또 매번 그렇게 빠져 버리지만
그건 당신 탓이 아니다. 당신 잘못이 아니다.
당신이 인격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아니고
그저 평범하게 살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늦가을 옷깃을 스미는 밤바람 같은 외로움은
그냥 원래 그런거라고...
이 다음번에는 좀 더 초연해져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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